2009/10/15 08:34
[기록]
이를테면, "U2 음악을 좋아해요"라고 하려면 U2 앨범을 다 듣고 난 다음이어야 하고
"레이먼드 카버 문체를 좋아하는 편이에요"라고 하려면 그가 쓴 글을 다 읽은 다음이어야 하고(편집자가 손 댄 게 대부분이라 하니 슬프다),
"이 작품은 좀 모더니즘적인 것 같아요"라고 하려면 적어도 중세 사조부터의 줄기를 꿴 다음이어야 하고
"큐레이터입니다"라고 하려면 전시 개념은 물론이고 그에 맞는 작가섭외부터 해서 디피 못질까지 할 줄 알아야 하고,
"번역가입니다"라고 하려면 영어가 어떻게 생겨 난 언어인지 라틴어 등과의 관계는 어떤지 역사쯤은 알고 있어야 하고 회화도 의사소통이 될 정도는 해야 하고 웬만한 서평 한 편은 거뜬히 영작할 줄 알아야 하고 서평 못 써도 영어로 글 쓰는 체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쯤은 알고 난 다음이어야 (국어를 번듯하게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거야 이보다 먼저이고). ...
비틀즈 박스 세트 듣기 시작한 아침, 언제쯤이면 studious translator에서 studious 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.